코스피, AI 메모리 랠리 속 저평가 논쟁 확대

코스피, AI 메모리 랠리 속 저평가 논쟁 확대
코스피 저평가 논쟁 확대

한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경신 흐름을 이어가지만 대표 밸류에이션 지표는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문다. 실적 추정치 급등이 주가 상승 속도보다 더 빨라지면서 코스피의 저평가 해석과 반도체 경기 정점 우려가 동시에 커진다.

하이라이트

  • 코스피가 올해 약 80% 급등했으나 12개월 선행 PER은 6.4배로 2008년 금융위기보다 낮은 역대 최저치에 도달했다.
  • AI 인프라 투자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며 코스피 상장사 실적 전망치가 17개월 연속 상향, 연간 EPS 증가폭은 약 170%로 사상 최대치 기록 전망된다.
  • 저평가 논쟁에도 불구, 코스피의 올해 PBR은 2배를 돌파했고, PER 외에 PEG 등 지표로 볼 때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적 상향과 낮은 PER의 배경

서울경제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을 인용해 11일 코스피는 올해 약 80%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4배까지 낮아졌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지수 급등과 밸류에이션 하락이 함께 나타나는 이례적 흐름이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기업 이익 전망의 가파른 개선이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구축에 나서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했고, 그 영향으로 코스피 상장사의 실적 전망치는 17개월 연속 상향 조정됐다. 이는 9년여 만의 최장 상승 행진으로, 코스피 PER은 대만 가권지수(TAIEX)의 약 3분의 1 수준에 머문다.

싱가포르 인도수에즈웰스매니지먼트의 아시아 수석전략가 프랜시스 탄은 AI 테마와 연계된 성장성을 포트폴리오에 더할 진입 시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실적이 견조하며 강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반도체 사이클 우려와 대체 지표 부상

다만 낮은 PER이 곧바로 매수 매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국 증시는 기업 지배구조 문제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중심의 경기순환적 이익 구조 탓에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고, 현재의 낮은 밸류에이션도 이런 우려를 반영한다는 해석이다.

삭소마켓의 수석 애널리스트 차루 차나나는 메모리 슈퍼사이클 지속을 입증할 더 확실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투자 확대가 이어지더라도 비용 최적화 언급이 시작되면 메모리 시장에는 부담이 될 수 있고, 높은 가격이 수요를 위축시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약 170% 증가해 2006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연간 증가폭을 기록한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도 앞으로 1년 정도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수요가 둔화하면 과거처럼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는 남아 있다. SK하이닉스의 U.S. 상장은 마이크론과의 밸류에이션 격차를 줄일 계기로 거론되지만,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경쟁력 강화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PER보다 다른 지표가 더 유용하다고 본다.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올해 처음으로 2배를 넘어섰고, 임팩트풀파트너스의 키스 보르톨루지는 PEG 비율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더 이상 매우 싼 종목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주가가 앞으로 6개월가량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는 있겠지만 추가 상승 폭은 제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저희가 앞서 전한 SK하이닉스의 나스닥 ADR 상장 관련 기사에서는 ADR 발행으로 미국 투자자 접근성이 확대되면서 유동성 할인 축소와 밸류에이션 멀티플 재평가 가능성이 커졌다고 짚었습니다. 또 ADR 연계 레버리지 ETF 출시와 SOX 편입 가능성이 수급을 뒷받침할 수 있지만, 차익거래·공매도 및 레버리지 상품 거래 증가가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핵심 변수로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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