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적응형 녹지 조성, 도시 주거비 상승 압력 키워

기후적응형 녹지 조성, 도시 주거비 상승 압력 키워
녹지와 주거비의 역설

폭염과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조성하는 도시공원과 습지, 수변 공간이 기후 리스크 완화와 함께 주거비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아프리카 32개국 221개 도시권을 추적한 이번 연구는 기후적응 인프라가 저소득층과 세입자에게 이주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이라이트

  • 연구진은 2005~2024년 아프리카 221개 도시권에서 그린·블루 적응 도입 시 종합젠트리피케이션지수가 41% 상승했다고 밝혔다.
  • 이 정책 적용 지역의 주택 가격은 13%, 가구 소비는 20.3% 증가하며 외부 인구 유입 역시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 도시계획 초기부터 공공임대주택, 토지권 보호 등 주거 안정 장치를 병행해야 부동산 급등과 주거불안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프리카 도시 추적 연구와 핵심 결과

서울경제신문에 따르면, 김승겸 KAIST AI미래학과 교수 연구팀은 베이징대, 상하이뉴욕대 연구진과 함께 아프리카 32개국 221개 도시권의 5503개 행정단위를 2005년부터 2024년까지 추적하며 이른바 그린·블루 적응 정책의 효과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위성 영상과 사회·경제 데이터를 결합해 도시공원, 습지, 하천 회랑, 수변 공간이 도시 환경과 주민 생활에 미치는 변화를 살폈다.

그린·블루 적응은 녹지와 수공간을 활용해 폭염과 홍수 위험을 줄이는 기후적응 전략이다. 공원은 도시 열섬을 완화하고, 습지와 저류지는 폭우 때 물을 흡수해 침수 피해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다만 이런 시설이 들어서며 지역 거주 여건이 개선되면 부동산 가격과 외부 인구 유입이 함께 오를 수 있다고 연구팀은 봤다.

연구팀은 주택 가격, 인구 유입, 가구 소비, 소득 변화 등을 묶어 종합젠트리피케이션지수를 구성했다. 분석 결과 그린·블루 적응이 도입된 지역은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이 지수가 약 41% 높았다. 주택 가격은 약 13%, 가구 소비는 20.3% 늘었고 외부 인구 유입도 증가했다.

도시계획 초기부터 주거 보호 장치 필요

김 교수는 집값 상승이나 소비 증가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그 혜택이 누구에게 돌아가느냐가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주택 소유자에게는 자산가치 상승이 이익이 될 수 있지만, 세입자와 비공식 거주민에게는 임대료 상승과 이주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기후적응 사업을 멈출 것이 아니라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되, 토지권 보호와 공공임대주택, 재정착 지원, 개발이익 환수 장치를 도시계획 초기부터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 과정이 일부 주민의 주거 불안을 키우지 않도록 기후 안전망과 주거 안전망을 동시에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연구는 한국 도시정책에도 시사점을 준다. 아프리카 도시의 수치를 한국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하천 복원과 수변 공간 개발, 도시공원 조성, 기후적응형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될 때 주변 임대료와 토지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한국에서도 환경 개선 효과뿐 아니라 기존 주민의 주거 안정, 임대료 부담, 개발이익 배분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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