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개선과 증시 강세로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있지만 저소득층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물가 부담에 크게 눌리고 있다. 특히 식료품과 주거 관련 지출 비중이 높아 소득 증가보다 생활비 상승 압력이 더 크게 작용하면서 소비 양극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이라이트
- 2024년 1분기 저소득층(1분위) 식료품·주거비 지출 비중은 42.5%로, 고소득층(5분위) 22% 대비 두 배에 달한다.
- 식료품·주거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불평등이 저소득·고령 가구에서 심화되며, 물가 부담 완화 정책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 현대차증권은 고물가·이자 부담과 경기부양 효과 약화로 하반기 소비 회복세 둔화 및 K자형 소비 양극화 심화를 우려했다.
1분기 가계 동향과 지출 부담
Maeil Business Newspaper 분석에 따르면 7일 국가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한 올해 1분기 가계 동향에서 저소득층의 식료품비와 주거비 부담은 고소득층의 거의 두 배 수준으로 나타난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경우 식료품·비주류음료, 주거·수도·광열 지출이 명목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5%다. 이는 전체 평균인 28.3%를 크게 웃돌며,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22%와 비교하면 부담 차이가 뚜렷하다.
전체 가구의 명목소득이 2.4% 늘어나는 동안 소비지출은 5.3% 증가한다. 특히 1분위의 소비지출 증가율은 7.1%로 모든 소득 분위 가운데 가장 높아, 저소득층의 생활비 압박이 더 크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가 불평등과 하반기 소비 변수
최근 한국금융학회 학술지 '금융연구'에 실린 윤종인 백석대 경상학부 교수의 논문은 2020년대 들어 식료품과 주거 에너지를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불평등'이 나타난다고 분석한다. 이는 1인당 실질 총지출 상위 25%와 하위 25% 가구가 체감하는 물가상승률에 차이가 벌어지는 현상을 뜻한다.논문은 식료품과 주거 에너지 가격 상승이 하위 가구의 물가 부담을 키우는 핵심 요인이라고 짚는다. 이들 품목은 가격이 올라도 수요를 쉽게 줄이기 어려운 비탄력적 성격이 강해, 저소득 가구는 교육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연령별로는 고령 가구에서 인플레이션 불평등이 더 두드러진다. 윤 교수는 최근 몇 년간 이러한 격차가 더 뚜렷해지고 있다며, 품목 효과와 연령 효과가 이어지면 앞으로 불평등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에 따라 주거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저소득층 부담을 덜고, 특히 저소득 고령층의 물가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이 시급한 과제로 제시된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 금융비용 확대와 상반기 소비를 떠받친 경기부양 효과의 점진적 약화를 감안할 때 소비 회복세가 계속되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증권의 최제민, 조준우 연구원은 최근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세제의 형평성 개선 필요성을 지적한다. 고물가와 이자 부담이 이어질 경우 이른바 'K자형 소비 양극화'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의 이전 기사에서는 2030 세대의 분노가 단순한 정치 이슈를 넘어 청년층 고용 부진, 소득 감소, 주거비 상승, 자산 격차 확대가 겹친 구조적 불평등과 맞닿아 있다고 짚었습니다. 특히 39세 이하 가구에서 소득은 줄고 주거비는 두 자릿수로 늘어나면서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약해지고, 제도 신뢰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함께 다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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